
부끄러움은 나의 몫!
주말을 맞이해서 '광양매화축제'를 다녀왔습니다. 벚꽃축제 말고는 처음으로 가본 지역 꽃축제였죠.
사실 광양이 너무 멀어서 여행을 계획하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이번 년도가 아니면 또 언제 가보나 해서 큰 마음 먹고 계획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번년도는 추워서 매화가 피지 않았드랬죠.
개화율 16%.
최근 블로그를 보니 매화축제에 매화 없이 휑한 사진만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예약해둔 숙소도 있고 해서 겸사 겸사 새로운 지역인 광양을 방문해 봅니다.
막상 가보니 매화는 별로 없었지만 축제 마지막 날이라 사람은 붐볐습니다.
날씨가 비온다고 해서 크게 걱정했는데, 흐리긴 해도 축제장을 벗어나올 때까지는 비도 안왔죠.
그래도 매화농원에 올라가 저멀리 탁 트인 섬진강 경치를 보니,
5시간 걸려서라도 오긴 잘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광양이 매실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냅니다.
그리곤 이내 이런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 매화가 매실의 꽃이구나.'
같이 간 동생에게도 물어봅니다. 역시나 모르고 있었습니다.
평소 매실을 사먹을 일도 없거니와 매화를 본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산수유와 개나리도 구분 못하는게 접니다.
동생도 그러한걸 보면, 제 나이대 도시 여자애들의 특징인가?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곧 마음이 달라집니다.
아냐. 그냥 우리라서 그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대학도 두번이나 나온 사람인데!
부끄러워 혼자 얼굴이 확 붉어 집니다.
제가 참 이렇습니다. 전공과 관심있는 분야에서는 지식이 많은데, 정작 기본 상식이 없습니다.
상식책도 읽어보고 뉴스도 보지만, 읽는 그 때뿐입니다.
중요하지 않다 생각되니 뒤돌아서면 까먹습니다.
예쁘게 핀 매화에 미안한 마음에, 상식이 없는 내 멍청한 뇌를 위해,
챗지피티를 검색해 봅니다.
매화는 겨울의 끝을 알리는 꽃이라 해. 심지어 한겨울에도 꽃을 피울 수 있어서 "설중매(雪中梅)“ 라고도 하지.
매화꽃은 크기가 작지만 향기가 매우 강하고 깊어. 옛 문인들이 이 향기를 즐겼고, 중국에서는 “매화향은 추위를 견딘 뒤에야 온다(梅花香自苦寒來)“라는 말이 있을 정도야.
대부분의 꽃들은 잎과 함께 피지만, 매화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펴. 그래서 가지에 꽃만 가득한 모습이 아주 독특해.
매화꽃은 보통 5장의 꽃잎을 가지고 있어.이는 장수(長壽), 부귀(富貴),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선종(善終), 즉 오복(五福)을 상징한다고 해.
중국에서는 매화를 국화(國花)급의 상징으로 여기며, 특히 강인한 정신과 인내를 뜻해.일본에서는 벚꽃보다 먼저 피는 꽃이라서 신년과 연관되며, 사무라이 정신과도 연결돼.
-챗 지피티-
어쩐지 매화 마을에 그 특유의 향이 가득하다 했습니다.
어쩐지 자주 마시던 매실주 이름이 '설중매'라 했습니다.
어쩐지 매화꽃에 잎이 없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꽃잎이 5장이라 했습니다.
평소 모르는건 배우면 된다고, 모르는건 부끄러움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부끄럽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적 있으신가요?
오늘도 부끄러움은 저의 몫입니다.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I know that I know nothing)-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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