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영원한 히어로
오늘은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함께 진행하게 되어, 다른 부서 분들과 모여 식사를 하게 된 자리였죠.
오랜만에 다른 부서 분들과 얼굴을 마주하니 반갑고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중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딸이 너무 예뻐요
원래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역시 내 아이는 다르더라구요”
그분은 이제 막 2살 정도 된 딸아이를 가진 전형적인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었습니다.
말씀하시는 내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딸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잠시 쉬는 동안, 블로그를 둘러보았습니다.
마침 이웃 블로거이신 하늘 도둑님이 올리신 글에서 딸과 놀아주는 행복한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점심시간의 대화와 왠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문득 어제 통화했던 아빠가 떠오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아빠가 참 좋았습니다.
딸인 저를 유독 예뻐해 주시기도 하셨고, 제가 해달라는 것은 최대한 해주시려고 항상 노력 하셨기 때문이었죠.
물론 인생이 항상 원하는 대로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집이 그렇게 부유 하지도 않았고, 또 부모님 사이는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었으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자식들에게만큼은 참 잘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젊은 시절 아빠는 정비공이셔서 못하는 것이 없으셨습니다.
원체 머리도 비상하셨지만, 손재주도 많으신 분이셨죠.
그래서 어렸을 때는 아빠에게 모든 것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뚝딱뚝딱'
열중하시는 그 시절 아빠의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지금의 나이에도 아빠는 저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아빠입니다.
비록 머리가 하얗게 변하시고 얼굴에 주름이 지고, 성한곳 하나 없이 아프시다 하시지만요.
벌써 40대가 다 되어 가건만, 아직도 저는 살면서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 이건 뭐야, 어떻게 해야 해?"
10대 소녀처럼 아빠한테 여쭤보곤 하죠.
그럴 때마다 아빠는
“이것도 모르냐 바보야? 으이그“ 라고 장난스레 핀잔을 주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전화를 건 딸 목소리에 내심 반가워 하십니다.
그러면 괜스레 저는 "누구 딸이니서 그러지." 라며, 아빠에게 너스레를 떱니다.
저는 어쩌면 그 '바보야' 소리가 듣고 싶어서
자꾸 알면서도 전화를 드리는가 봅니다.
제 나이가 70,80이 되어도
아빠한테는 영원한 딸이고 싶어서요.
오늘은 글을 쓰고 나니,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집니다.
울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하는데도
부모님에 대한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바보야“
아빠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왠지 오래 오래 듣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아버지는 자녀의 첫 번째 친구이며, 마지막까지 남는 친구다.
-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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