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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남도답사 일번지)

by 한 별_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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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저자유홍준 / 출판창비 / 발매2011.05.11.
 

 

 

 

[도서리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남도답사 일번지)


 

 

장장 한달여에 걸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을 완독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 물어보시냐에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

첫번째는 제가 무지했고

두번째는 제가 깨닫는게 느렸고

세번째는 제가 감탄하느라 바빴기 때문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유홍준 교수님이 미술사학에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주는 책이지만,

불교와 역사의 기본조차 모르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단어 하나하나 검색해 보고 읽는,

독서가 일종의 공부였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소중했고, 한 단씩 읽고 되집어 보았으며,

챕터가 끝나면 블로그에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읽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맞배지붕이니, 주심포 양식이니부터 원효와 의상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도의선사는 누구인지, 불교의 선종은 무엇인지,

아미타불과 석가모니불은 뭐가 다른지,

관세음보살, 협시보살은 무엇인지,

불국사 석가탑이 왜 탑의 정수인지 등등

 

한 챕터 끝날때마다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대해서 기쁘고, 놀랍고

또 이렇게 늦게 안 사실에 대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 화재로 낙산사 대부분을 잃었단 사실을 알았을 때 말이죠.

 

왜 이제껏 우리나라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아마 이 책을 본 대부분의 독자들이 느끼실 가장 공통된 감상평이 아닐까 합니다.

어렸을 때 보이지 않았던 아름다움이 커서 읽고 알게 되니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개인적으로 10-20대 때 읽기 보다는 30대 들어서부터 읽으면 참 좋을듯 합니다.

저도 10대 때 읽어보려 노력하였지만 어렵고, 재미가 없어서 덮어버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공부든 책이든 경험이든 다 때가 있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부분은 따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그녀의 신앙은 불교이고, 나의 믿음은 한국미술사이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회사(廻寺)를 막지 않으며 그녀는 나의 답삿길을 막지 않는다.

일년이면 두세달을 나가 자도 끄떡없던 데에는 이런 비결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신앙과 믿음을 강요하지 않았는데 집사람이 반칙을 하고 나왔다.



"당신, 절에 가면 부처님께 절이라도 한번 해보구려."

"내가 미치기 전에야 돌덩이, 쇳덩이 앞에 엎어져 빌겠어. 그런다고 소원성취 되는 것도 아닌데."

"절이라는 것이 소원성취 해달라고 비는 것인 줄 아세요?"

"그러면, 망하게 해달라고 빈담?"

"그런게 아녜요."

"그러면 뭐야."

"절이란 돌덩이, 쇳덩이 앞에서도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자기의 겸손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함께 살아가면서 대게는 내 주장이 이기는데 가끔은 이러게 결정타를 맞는 것이 나의 가정 생활이다.

하심(下心)! 마음을 내린다는 것! 그것은 불자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며, 가히 본받을 만한 것이었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

 

 

아버지와 나의 끝없는 배움의 대화

 

이 책은 유홍준 교수님이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재에 대하여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여 쓴 책이다.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한번 보라고 어르기도 하고, 또 이제껏 문화재에 무심했던 독자를 꾸짓기도 하면서

마치 아버지가 아이에게 가르쳐 주듯이 문체가 투박하지만 따뜻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국내 문화재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움,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지만,

나처럼 무지한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숙제와도 같은 책이 된다.

그렇기에 단어 하나 하나 의미를 찾아보게 되고,

단락이 끝나면 곱씹어 보고, 문화재의 사진도 돌아보고, 또 옛 선인들의 글과 그림도 찾아보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한만큼, 어느새 우리나라의 문화재와 푹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마 읽으면서 책과 사랑에 빠지는 기분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직 자신의 인생의 길을 찾지 못한 어린 10-20대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바이다.

아마 읽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이해하지도 못해 곧 흥미를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속에 꼭 담아두었다가 이제 제 갈길을 조금이나마 찾은 30대에는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살다보니 낭만을 잃어버린 시대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몽글한 낭만을 다시 찾기를 바래보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을 덮어본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편'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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