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은 나도 사랑해
명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
아마 반가운 가족과 고향친구들을 만나 못했던 담소를 나누는 분들도 계시고, 해외여행을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혹은 저처럼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생각해보면 2-30여년만 해도 명절은 더 시끌벅적했습니다. 대가구가 기본이었고, 한번 모인다 하면 마을 잔치가 될만큼 많은 친척들이 모였으니깐요. 어린 손주였던 저는 그때 친가, 외가 방문하면서 많은 예쁨을 받았던 것도 같습니다. 어딜 가든 예뻐해주시는 어른들이 계셨고, 같이 놀 친척 또래 친구들이 있었기에,
지금은 아련한 추억만 되어버렸지만, 그시절 명절은 마치 지금의 크리스마스 같이 반짝이는 축제 같았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금의 저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명절 연휴에 출근을 하고, 부모님께 안부를 묻고, 혼자 조용히 소소하게 보내니깐요.
그렇지만 어쩌면 이런삶의 양상이 앞으로 평범해 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는 782만 9천 가구로 전체가구의 35.5%라고 합니다. 이는 2인가구(28.8%), 3인가구(19%), 4인이상 가구(16.8%)를 넘어선 역대 최대규모인데요. 1-2인가구 비중을 합쳐보면 무려 64%, 10가구중 6가구 이상이 1-2인 가구인 셈이죠.
또한 강창희 저 <오십부터는 노후걱정없이 살아야한다> 책에서 50세까지 결혼을 한번도 안한 생애미혼율이 2035년 예상으로 남성의 30%, 여성의 20%라 될것이라고 합니다.
즉, 여성의 10명중 2명이, 남성의 10명중 3명이 50대가 될때까지 한번도 결혼을 하지 않는 미혼이라는 예상치를 보았을때, 예전의 평범의 기준이라는 4인 가구의 공식이 이미 깨진지는 오래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주변만 봐도 한부모 가정, 미혼모 가정, 다문화 가정, 혹은 동성 가정 등 다양한 형태 가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리고 터부시 되었던 것들이 개인의 자유 안에 다양하게 드러난 것이지요.
앞선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많은 것들이 변화했고, 평범의 기준이 상대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설 연휴에 가족들이 모이지 않고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낸지 보낸지가 꽤 여러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귀성길보다 오히려 공항이 더 붐비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설연휴 공항 출국까지 3시간 넘게 기다린다는 뉴스를 보면 이제 친인척이 모이는 명절의 의미가 옛말이 된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평범한 것이 아니면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평범함과 다르면 어딘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물론 개인이 느끼는 감정적인 부분은 어떻게 컨트롤할수 없습니다만, 무조건적인 배척과 편견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면 비혼이면 어디가 부족한 사람인듯 부정적으로 본다거나, 이혼한 가정이면 그 아이가 모자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혼모 가정이면 당연히 사고쳐서 아이를 낳았겠거니, 장애 가정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동성 가정이면 정신병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예전보다 사회인식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암묵적으로 다른 가정의 형태에 따른 편견은 미디어로만 보던 그런 가정들이 내 주위에 있을때, 특히 내 자식만은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살다보면 인생이 내 마음대로 풀리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어쩌다 보면 비혼이 되고, 이혼을 하고, 미혼모가 되거나, 장애를 얻고, 동성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내가 아니라 내 자식의 일이 될 수도 있고, 자식의 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제 다양한 것을 포용 해야 할 시대 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포용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지식으로부터 옵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무지는 그것에 대한 공포와 배척만 불러오고, 무조건적인 배척과 거부가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는 것은 우리 역사 속에서도 많이 배웠을 겁니다.
이런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내 안의 알수 없는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고, 그 불편한 감정이 내 무지에서 옴을 인정하고,
내 주위의 이웃에 대해 조금의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의 내가 다수의 평범함이라고, 앞으로도 내가 영원히 소수가 되지 않는다는 약속은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승리자의 편에 서있지 않은 것처럼, 변화하는 사회에 더 이상 어떤 것도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마음의 평정심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지와 편견을 떨쳐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세요.
내일이 조금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빈 그릇이 가장 큰 소리를 낸다.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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