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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날 그리워 한다는 증거
최근에 저는 친구를 배웅하려 공항을 다녀왔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그 친구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결혼식을 하려고 한국에 들어온 거였죠.
그 친구가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 나간 그날,
거의 6년여만에 보게 되었는데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편하고 반가웠습니다.
역시 어렸을 적 그 친구처럼 마음 편안한 친구가 없더라구요.
친구 남편도 동갑인지라 금새 친해졌고, 20살 이후로 한국에 없었던 그 친구를 위해 해보지 못했을 것들, 가볼만한 곳들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가볍게는 놀이공원부터 전주, 강화도, 충청도 등등
오랜만에 온 친구가 곧 떠나가니 아쉬운 마음에 이곳 저곳 시간 나는대로 같이 여행을 다녔드랬죠.
야속하게도 시간은 가고 그 친구가 돌아갈 날이 왔습니다. 저녁 비행기라 데려다 주는데 차는 또 막히지도 않고 쌩쌩 달려갑니다. 비행기 놓칠까 얼른 보내야 하는 마음 반, 또 언제 보나 라는 마음 반으로 싱숭생숭하게 고속도로를 달려갑니다.
"고마웠다 정말"
짐도 부치고 식사까지 마친 친구네가 이제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야 할 시간.
장녀라 굳세고 성격도 시원한 친구가 저에게 고맙단 인사를 합니다.
그 말에 오히려 같이 배웅하러 간 제 동생이 울컥 눈물을 쏟아 냅니다.
그 사이 같이 여행다니면서 정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친구인 나도 안우는데, 너는 왜 우냐?"
분위기를 바꿔보려 저 대신 우는 동생에게 괜스레 농을 던지지만, 그 친구도 저도 씁쓸하게 웃습니다.
가까운 곳에 살면 좋으련만 비행기로만 무려 10여시간. 참 멀리도 살다 보니 다시 언제 볼지는 기약이 또 없습니다.
배웅하고 돌아가는 차에서 평소엔 듣지도 않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 봅니다.
음악을 뒤로 하고 조수석 동생은 계속 울다 웃는 것을 반복합니다. 저는 괜히 코끝만 계속 만져댑니다.
"남편이 한국에서 만난 사람중에 제일 의미있는 만남이었대. 너희랑 재밌었대"
비행기가 뜨기 전 친구의 마지막 카톡에 마음이 울컥 동합니다.
"나도 재밌었다. 나중엔 체력길러와라 쪼렙들아"
슬퍼하지 말라고 진심 어린 장난 한스푼 보내 놓습니다.
내가 그들을 그리워 하고 종종 생각하듯이 그들도 나를 종종 생각해주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는 것 만큼 인생을 잘 살아왔단 이정표가 또 있을까요.
헤어짐이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배웅도 슬퍼하지 않고 잘 해낸것 같습니다.
언젠가 진정한 이별이 올때도 이렇게 의젓하게 할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종종 떠오르는 상대가 있다면 너무 늦지 않게 연락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서로의 하루가 충분히 가치있고 행복해질 테니깐요.
이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당신과 같은 시간, 같은 행성 위에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코스모스 작가 칼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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