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과 조연
사춘기 시절 대표적인 심리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바로 '자아중심성' 입니다.
이 심리는 나는 특별한 존재이며, 나의 감정이나 경험은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것.
그리고 나를 둘러싼 존재는 나만을 바라보는 관객이며, 내가 연극의 주인공 이라는 심리입니다.
그래서 사춘기 때는 작은 실수에도 과도하게 창피해 하고, 모두의 시선을 신경쓰고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가 어렸을 때도 그랬습니다.
길가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고, 제 머리와 옷차림 등을 신경쓰는 것 같았죠.
마치 제가 연극의 주인공인것처럼 말이죠.
그러다 30대가 넘어서부터 느끼게 됩니다.
'아 타인은 나에게 크게 관심이 없구나.'
그때부터는 몸도 마음도 한결 편해집니다.
예쁜 것보다 편한 것을 추구하게 되고, 과도한 화장도 하지 않게 되죠.
사실 귀찮음도 한 몫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점점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조연이 되어간다는 사실을요.
10대-20대때는 누구보다 반짝였습니다.
그저 예쁘고 멋지지 않아도, 젊음이란 그 자체로 모두가 좋아해 주었고,
어딜가나 예쁨을 받았고, 실수를 해도 크게 혼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이제는 조카와 동생들을 예뻐해 줄 나이가 되었고, 실수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으며,
누군가를 이해하고 용서해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엄마 눈에는 내가 주인공이지만,
제가 엄마의 나이가 곧 올 것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물익은 원숙한 연기를 펼칠 조연 배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무대는 작아도, 저의 서사는 계속될 테니깐요.
모든 별이 태양일 필요는 없다.-한별의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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