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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제 아이디어 문화/나의생각

[5] 사람들이 흔히 하는 두가지 착각

by 한 별_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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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하는 두가지 착각


 

 

"아니 어쩌다가?"

 

살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결혼식장보다 장례식장을 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친한 친지들부터 넓게는 건너 건너 아는 사람들의 부고까지.

참 다양한 죽음이, 다양한 통로로 전해 들려옵니다.

겨울이 되자 이 반갑지 않은 부고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는 것 같은 것은 제 착각일까요.

매서운 추위 바람이 슬픈 소식마저 전해 오나 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던 죽음은,

가족의 죽음도, 지인의 죽음도 아닌 일면식도 없는 한 가장의 죽음이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5여 년 전, 간암으로 고생하셨던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그 장례식장을 가던 때였습니다. 

평소 다정하셨기에 할아버지가 떠난 그 장례식장은 가족들의 서러운 눈물로 가득 메워졌고, 저는 엄마를 도와 사람들 문상객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빈 옆 영안실에서 분주하게 빈소가 차려집니다.

'아, 누가 돌아가셨나 보다'

찰나의 생각도 잠시, 장례식장이 떠나가라 우는 곡소리와 함께 일가족들이 들어옵니다.

 

평소에 외할아버지께서 딸들을 예뻐하셨기에, 저희 엄마와 이모의 곡소리도 구슬펐건만 그 옆 빈소의 곡소리는 슬프다 못해 처절했습니다.

그 날 장례식장의 수많은 빈소 중에서 그만큼 슬프고 처절한 울음소리는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30-40대로 보이는 한 가장이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돌아가신 것이었습니다.

아프셔서 돌아가시면 마음의 준비 시간이라도 있었을 텐데, 갑작스러운 죽음은 울음소리 외에 아무것도 남긴 게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두 가지 착각이 있습니다.

죽음을 예견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과 나는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제 지인들 중에는 이런 부류가 있습니다. 한 지인은 생수를 사 먹는 저에게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을 말하며, 얼른 정수기를 설치하라 조언합니다. 한 지인은 몸에 좋은 영양제를 매일 챙겨 먹으라 조언합니다. 또 다른 지인은 어차피 늙으면 죽을 거라며, 갑자기 죽는 것도 운명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가공식품, 술, 담배를 좋아하지 않는 지인은 없습니다.

매일 하루 고된 일과를 끝내면 술잔을 기울이거나, 고소한 누룽지맛이라던가 상큼한 블루베리맛이라던가의 전자담배를 피우고, 마라탕과 삼겹살 등 다양한 자극적인 음식을 먹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1주일에 한 번으로 줄여보라고 조언해도, '지금 건강하다' 라던가, '때 되면 다 죽는다' 라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아무도 어떻게 죽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 TV와 SNS 마케팅은 이런 사람들의 아이러니함에 파고듭니다.

 

 

슬픈 말이지만, 예로부터 주무시다 돌아가시는 분들을 흔히 '호상'이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고 하니 늙고 아프지 않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적다는 말입니다. 

 

'죽는 건 운명이다' 라는 말보다 안아프고 제명을 다하다 가는게 운명이다 라는 말이 맞습니다.

우리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 한, 싫든 좋은 대부분의 사람은 병에 걸려 아파서 죽을 것이며,

그 기간이 10년이 될지 15년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자극적인 음식들이, 부족한 수면들이, 운동의 부족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스트레스가 그 기간을 앞당길 것은 당연합니다. 그 확률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제 명을 다하는게 바로 하늘이 점지해 준 운, 또는 운명일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운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 일 것입니다.

본인은 아프지 않을 거라는, 자다가 편안히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노년에 최소한의 아픔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최대한의 노력을 하여야 겠습니다.

 

 

 

 

 

산을 옮기는 사람은 작은 돌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한다.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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