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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제 아이디어 문화/나의생각

[78] 교차하는 지점에서

by 한 별_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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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하는 지점에서


 

"역시, 중국인들이란."

 

유니버셜에서 줄을 기다리던 동생이 한마디를 합니다.

무슨 일인고 하니,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한 중국인 남자가 자기 아들을 맨 앞줄로 쓱 밀어 넣습니다.

 

그러자 뒤에 있던 한 서양인 외국분들이 한마디를 합니다.

"You should line up here."

그러자 중국인 아이가 맨 뒷줄로 옮겨 갑니다.

 

 

스타벅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는데, 어느 순간 중국인 부부가 갑자기 들어와 주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스타벅스 직원은 줄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몇번의 비슷한 경험들과 서로 밀쳐내는 모습, 고성방가 등을 겪기 시작하니

근처에 중국어만 들려와도 나도 모르게 신경이 예민해 졌습니다.

 

 

이윽고 여행은 마무리 되고,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무거워진 캐리어를 끌고 출발층에 올라가기 위해 엘레베이터 앞에 서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서 있던 중국인 가족들.

캐리어와 이민가방, 이런 저런 물건이 가득합니다.

 

 

이윽고 엘레베이터가 열립니다.

중국인 가족들이 올라서려 하자, 엘레베이터 안에서 누군가 영어로 소리치는 것이 들립니다.

"너넨 타지마. 다음 엘레베이터를 타"

 

엘레베이터 안을 보니, 서양인 2명.

텅텅 비어있는 엘레베이터 안에 서양인 아줌마 한분이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너넨 다음 엘레베이터를 타야한다고!"

 

중국인 가족들이 무슨 소리냐며, 무시하고 타려고 하자,

서양 아줌마는 그들을 밀치기 시작합니다.

"다음 엘레베이터 타라고!"

 

몇번의 실랑이 끝에 중국인 가족들 중 한 아주머니가 말합니다.

"무슨 이기적인 짓이야? 이렇게 엘레베이터가 텅 비었는데 왜 우리가 다음걸 타야하지?"

 

그러나 서양인 아줌마는 막무가내입니다.

중국인 가족들과 우리를 위아래로 훑어 보면서, 문 닫기 버튼을 미친듯이 누릅니다.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뭐라 말하면서 말이죠.

 

중국인 가족들은 화가 났고, 같이 있던 우리는 황당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서양인 부부는 영어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제가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너 그거 알아? 막상 인종차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영어가 본토인 사람들보다, 스패니쉬나 유럽 사람들이 더 많이 한다는걸 말야. 저 사람들도 서로 영어로 대화하지 않는 걸 보면, 본토 미국인은 아닐거야."

 

 

 

차별과 차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또 하나의 차별이 태어납니다.

 

 

 

 

 

사람들은 피부색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 증오를 배우는 것이다.

-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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