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오타쿠
'성덕' 이란 말을 아시나요?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로, 좋아하는 유명인과 교류할 기회를 가진 팬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배우를 어렸을 때부터 엄청 동경하고 좋아했는데,
어느날 성장하여 그 배우와 교류할 기회를 가지게 된거죠.
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만화와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처음 접하게 된 책이 삼국지 만화,
처음 접했던 PC가 테트리스 게임이었던 것처럼 만화와 게임을 좋아했죠.
그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는 만화책 방에 가있느라 용돈을 탕진하기도 했고,
고3 때는 수능 4일전까지 PC방에서 리니지를 하고 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지금도 물론 좋아하지만, 일하다 보니 할 시간이 없어서,
또 게임은 사실 제가 중독될까봐 못하고 있구요. ^^;;
그러다 꾹꾹 눌러담고 있던 이 욕망을 문득 분출할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서울에서 열리는 '코믹월드'
코믹월드에서 주최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행사였죠.
중학교 때도 가끔 가곤 했는데, 성인되어서는 완전히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조카들과 함께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조카들에게 새로운 분야도 보여주고 싶었고, 또 같이 좋아하는 것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예요.
그러나 사실 그 무엇보다 설레였던것은,
20여년전에 갔던 그 행사를 다시 간다는 사실보다,
그때는 없었던 가장 중요한 것!
바로 '자금력'이 생긴 어른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왜 그런것 있잖아요. 마치 어른이 되어 내 돈으로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구슬 아이스크림' 처럼 말이죠.
이날 저는 조카들보다도 더 눈을 반짝이며 부스를 돌아다녔고,
한 손에는 굿즈를, 다른 손에는 추억을 꼭 쥐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어릴 적 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하고 있다는 것,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쁘게 즐길 수 있는 지금의 나가 참 대견하다는걸요.
‘성덕’이란 단어는 단순히 유명인과 교류하는 팬을 말하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조금 더 넓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어릴 적 좋아하던 것을 여전히 사랑하고,
그것을 기쁜 마음으로 다시 마주할 수 있는 지금의 나.
그 자체로도 충분히 성공한 덕후, 아니
행복한 어른이 된 것 아닐까요?
돌아오는 길, 조카가 말했습니다.
“이모, 나 나중에 커도 이런 거 좋아해도 돼?”
저는 웃으며 말했죠.
“그럼! 네가 좋아하는 건 어떤 거든, 오래오래 좋아해도 돼.”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성공한 덕후인 나 참 행복합니다. 라고요.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장난감을 버릴 필요는 없다.-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의 창시자, 조지 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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