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하고 싶어서
여러분의 MBTI는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모이면 서로의 혈액형이 얘기의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바로 MBTI 가 중심이죠.
그런데 사실 MBTI의 탄생 배경은 신기합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징병제로 인해 발생한 인력 부족 및 군수 공업 수요 증가로 남성 노동자가 지배적이던 산업계에 여성이 진출하게 되자, 이들이 자신의 성격 유형을 구별하여 각자 적합한 직무를 찾을 목적으로 1944년에 개발된 것이거든요.
심지어 MBTI의 개발자인 캐서린 브릭스와 이저벨 마이어스 둘 다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이 테스트는 당시 미국의 여러 정부 기관과 교육 기관에서 채택되긴 했지만, 그 이후로 수십 명의 과학자들이 MBTI가 사이비 과학임을 지적해왔습니다. (출처:위키피디아)
발전 과정이야 어찌됐든, 지금은 '인싸'와 '아이스브레이킹'의 최적의 얘깃거리죠.
저의 MBTI 중 하나는 극 J 성향입니다.
이 성향은 제 일상 곳곳에서 발휘되는데,
사소하게는 하루의 스케쥴부터 여행 계획, 넓게는 인생 목표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여행을 갈 때는 A,B 안까지 고려하고, 이동시간, 쉬는 시간까지 모든 것을 타임 테이블화 하기 때문에
같이 간 사람들이 놀라워 하곤 하죠.
물론 이런 성향이 단순히 J 성향이어서가 아니라, 제 완벽주의 성격에도 기인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살다보면 이 J 성향을 벗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마치 주전자 물이 끓다가 100도가 넘어 주전자 뚜껑을 날려버리는 것처럼 말이죠.
규칙적인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그 규칙에서 벗어나면 그렇게 자유로울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런 자유를 느끼기 위해, 반대로 규칙적이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퇴근하다가 갑자기 심야 드라이브를 간다거나,
훌쩍 멀리 배낭 여행을 떠난다거나,
비가 오면 비를 맞으러 나가보기도 하고,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보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은 생각합니다.
나는 철저히 계획을 세우는 사람인 동시에,
가끔은 그 계획을 과감히 무너뜨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계획은 분명 우리의 미래를 선명하게 보여줄 지도이지만,
그 지도만 보며 걷다보면, 인생의 아름다운 풍경과 주변의 여유를 놓칠 때도 있습니다.
결국,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꼭 정해진 틀 안에 나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그 틀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유를 갖게 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지도를 덮고, P하세요.
그 순간 예측 불가능함이 주는 설렘,
즉흥성이 주는 자유로움 속에서 더 행복할 거예요.
삶은 우리가 세운 계획을 비웃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존 레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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