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력적인 오답
오랜만에 옛날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어연 8여년전 지금의 직장에서 다같이 지냈던 한 팀으로, 선후배 사이들 이었죠.
그때 당시 회사 다른 사람들이 우리들을 이끄는 가장 대빵 선배를 걱정했을 정도로, 다들 한 성깔하는 집단이었죠.
이름하여 "아웃사이더"
저희 팀의 별명이었습니다.
다들 너무 개성이 넘쳐서 접점이라곤 없었습니다.
나이도, 성별도, 성격도, 관심사도 모두 달랐기 때문이었죠.
사실 같은 팀이 아니었다면 한번쯤 말이라도 섞어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들 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저찌 한 팀이 되고 몇년을 동거동락하고, 또 같이 술을 마시러 다니면서
서로의 아싸와 너드의 기질과 생각이 참 재밌게 어우러졌습니다.
한 대화의 주제가 30초를 벗어나지 않았고, 모임에서는 항상 다양한 주제가 나왔습니다.
결론은 없었습니다. 그저 말하기 좋아하는 누군가가 말을 시작하면 모두가 시덥잖은 대답을 하는 모임이었으니깐요.
어느덧 그들 중 선배들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고, 한분은 은퇴를 하셨고, 저와 후배만 계속 기존 회사를 다니고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아보니깐 말이야”
그 중 가장 말하기 좋아하는 선배가 서두를 꺼냈습니다.
이제 결혼을 하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가진 40대 선배셨죠.
그 분은 항상 길게 말하기를 좋아하는 분이셨는데, 또 말을 어렵게 하는 재주가 탁월하신 분이셨습니다.
약간 철학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는데, 간혹 길어지는 말에 "무슨 말을 하는거지?" 모두가 갸우뚱 거릴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 선배의 그런 말을 또 좋아라 했습니다.
빙빙 돌아가는 여행길 같은 물음에 모두가 휩쓸리다보면 도로시가 오즈의 대륙에 빠진 기분이었거든요.
“인생에 정답의 길은 내가 알려줄 수 없어. 근데 확실한 건 오답은 알아”
아, 오늘 모임의 명언이 나왔구나!
다들 그 선배에게 오답을 물어봤습니다. 오답을 알려달라고. 그길을 가지 않겠다고 다들 아우성 이었죠.
물론 그 선배가 오답을 알려주시진 않았습니다.
아마 본인 인생에서 느낀 오답이었기에 우리에게는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은 또 철학같은 물음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니깐요.
저는 그 자리에서는 깔깔 웃다가, 헤어지고 나서는 곰곰히 곱씹으며 집에 갑니다.
내 인생은 이제껏 정답이었을까, 오답이었을까?
나는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이 선택의 길이, 알고보니 오답이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물론 모두의 말처럼, 정답은 없습니다.
인생이란 정답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수많은 우연과 노력의 결과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문득 그 당시 두려워서 가보지 않았던 오답에 대해 궁금해 집니다.
'내가 그때 그것을 선택했더라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미래에 후회했을까? 아니면 달라진 삶에 행복했을까?'
확실한건 정답은 없지만, 무척 매력적인 오답이 있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매력적인 오답은 무엇이었나요?
오늘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세요.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을 제한하지만, 상상력은 온 세상을 포용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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